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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美 학교는 '중국어 1000·일본어 700·한국어 60개
 작성자 |  Admin   작성일 |  2011/08/09 4:20 pm

 이광규 한국문화국제교류운동본부 공동대표·서울대 명예교수

중국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올 1월 미국 국빈방문 길에 바쁜 일정 중에도 월터 페이튼 칼리지 프렙고등학교를 방문했다. 후 주석이 이 학교를 찾아간 것은 거기에 미국 최초의 '공자학원'이 설치돼 있었기 때문이다. 후 주석은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즉석에서 20여명의 교사와 학생들을 중국으로 초청했다.

이처럼 중국은 지도부가 직접 중국문화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발언권 강화와 중국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려는 목적이 깔려 있다. 이를 위해 중국이 세계 곳곳에 열고 있는 것이 바로 공자학원이다. 2004년
서울에 맨 처음 개설한 이후 2010년 말 현재 91개국에 322개에 달한다. 어린이 대상의 소규모 공자교실도 34개국에 369개나 된다. 선진국들은 이보다 오래전부터 세계 곳곳에 문화원을 열어 운영해 왔다. 영국의 브리티시 카운슬, 프랑스의 알리앙스 프랑세즈, 독일의 괴테 인스티튜트, 미국과 일본의 문화원이 바로 그 예다. 이렇듯 자국 문화 보급에 힘쓰는 것은 문화교류 외에 당연히 자국에 대한 우호적 인식을 확산시키고 자국 상품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의도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문화의 핵심은 언어이다. 한국어를 아는 사람은 이미 한국문화를 이해하고 한국과 교류할 준비가 된 사람이다. 우리 정부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다. 1979년
도쿄를 필두로 12개국 16개소에 한국 문화원를 두고 있고 공자학원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세종학당을 해외에 75개 설치하거나 인증하고 있다. 한국어 보급 예산도 작년에 52억원에 불과했다. 수년 전부터 미국 중·고교에서 한국어를 정규과목으로 가르치는 게 가능해졌지만 스페인어 5000개교, 중국어 1000개교, 일본어 700여개교에 이르는 반면, 한국어를 채택한 학교는 60여개교밖에 안 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인 SAT-II에도 포함되어 있지만 이 시험을 치는 학생이 소수여서 자칫하면 제외될 우려도 있다.

최근 드라마, K-팝, 한국음식 등 한국문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한국과의 경제교류가 늘면서 한국어 공부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아직 일부 지역에 국한되고 있는 것은 아쉽다. 치열한 문화경쟁이 벌어지는 세계에서 우리 역시 정부와 민간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국가 위상에 걸맞은 전략을 만들 때다.

 출처: 조선일보(http://www.chosun.com) 2011.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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